소규모 벤처 기업들이 저작권 명시가 불분명한 저작물을 사용해오다 법무법인K로부터 내용 증명 폭탄을 맞고 있다. 법무법인K는 M회사로 부터 인터넷 상에 떠돌고 있는 '구름이미지'에 대한 권리행사 대행 권한을 부여 받아 영세 벤처 업체들에게 '묻지마 저작권 고소'를 위한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고 있다.

내용증명 폭탄을 맞은 이들에 따르면, 오래전에 M업체가 인터넷에 무작위로 올린‘구름레이어(cloud unit)’에 대해 법무법인K가 권리행사를 맡아 저작권 불법사용에 대한 터무니없는 높은 저작권료 합의를 유도하고 있다고 한다.




● 대상을 가리지 않는 묻지마 저작권 고소

한 업체는 이미 퇴직한 디자이너가 사용한 해당 구름이미지 때문에 터무니없는 저작권료를 지불하라는 내용증명과 함께 형사고발을 당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지었지만 올해 이 업체는 같은 내용으로 민소소송을 제기 당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구름레이어'는 오래전부터 인터넷을 떠도는 이미지로서 M사를 통해 사전 구매를 하려해도 이미 품절되어 구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고소당한 업체들의 주장이다.업체들은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법무법인K는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며 민형사상의 고소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판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중소업체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들이 이번 사건을 이유로 거래 중단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저작권분쟁은 중소업체들뿐만 아니라 많은 디자이너, 일반개인, 단체 등을 모두 타겟으로 저작권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포털에 떠돌고 있는 구름이미지는 9백만개 이상에 달한다. 구름 자체는 자연물로서 웬만한 전문가들도 저작권에 대한 명시가 없는 한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 묻지마 고소 후의 '합의금 장사', 과거엔 없었나?

지난 2009년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대전의 한 법무법인이 저작권자한테 저작권을 위임받아 이를 침해한 누리꾼을 상대로 경찰에 고소하는 업무를 진행했다. 2008년 한 해 동안 소송 취하를 위한 ‘합의금’ 명목으로 8천여명에 달하는 누리꾼을 상대로 70억원을 받아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이 사건을 이유로 해당 법무법인의 대표 변호사와 별도 법인 대표가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입건되기도 하였다.



● 계속되는 '저작권 합의금 장사’, 정부는 구경만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2005년 1만여 건에 불과했던 저작권 위반 사건이 3년 만에 8배를 넘었으며, 현재는 집계가 어려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저작권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대에 저작권에 대한 분쟁은 날로 증가할 전망이지만 현재 정부 지원과 인력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점을 인정한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저작권 선도국으로서 자리매김하기에는 정부지원이 열악하다. 관련업계는 ‘묻지마 저작권 고소’를 사전에 규제할 수 있는 보호 장치 및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묻지마 저작권 고소' 남발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큰 실정이다. 경찰은 매년 수만 건에 이르는 저작권법 위반 고소사건을 처리하느라 고충을 겪고 있다. 업계는 “명확하고 중요한 저작물은 보호받아야 마땅하지만 묻지마 저작권 고소를 통한 합의금 유도를 하는 악질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정부가 법적 강제를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